
경제 뉴스에서 “달러가 강해졌다”, “달러가 약해졌다”는 표현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달러가 강하다는 말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궁금할 수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만 보면 한국 원화와 달러의 관계는 알 수 있지만, 달러가 세계 여러 통화와 비교해 전체적으로 강한지까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이때 활용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가 달러인덱스입니다. 쉽게 말하면 달러의 힘을 여러 나라 통화와 비교해 하나의 숫자로 나타낸 것입니다. 달러인덱스가 오르면 달러가 다른 주요 통화에 비해 전반적으로 강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수가 내려가면 달러의 힘이 약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여러 교역 상대국 통화와 비교한 달러지수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FRED에서는 미국 연준의 명목 광의 달러지수를 일별과 월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달러인덱스가 어떤 지표인지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이어서 달러인덱스와 원·달러 환율이 왜 비슷하게 움직이기도 하고 다르게 움직이기도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달러 강세와 약세가 금융시장과 생활에 어떤 흐름을 만들 수 있는지도 쉽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달러인덱스의 뜻
달러인덱스는 달러의 가치를 다른 나라 통화와 비교해 만든 지표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상대적’이라는 점입니다. 돈의 가치는 혼자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통화와 비교하면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달러에 1,400원이라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숫자만 보면 달러가 원화에 비해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달러가 유로나 엔화와 비교해서도 강해졌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달러인덱스는 이런 여러 통화의 움직임을 함께 살펴보기 위한 지표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교역 비중을 반영해 여러 나라 통화와 달러의 관계를 계산한 광의 달러지수를 제공합니다. 특정 시점을 100으로 놓고 이후 달러 가치가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비교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기준이 100인데 지수가 120이라면 기준 시점보다 달러의 상대적인 가치가 높아졌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달러인덱스가 오르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미국 금리가 다른 나라보다 높아질 수 있습니다. 투자자는 더 높은 이자를 기대하며 미국 자산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늘면 달러 가치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세계 경제가 불안할 때도 달러가 강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쟁이나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자산을 찾습니다. 미국 국채와 달러가 이런 자산으로 선택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 증시가 불안할 때 달러가 강해지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반대로 미국 기준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거나 다른 나라의 경제가 더 강해지면 달러의 상대적인 매력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달러인덱스도 내려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달러인덱스는 달러의 절대적인 가격을 보여주는 숫자가 아닙니다. 여러 통화와 비교했을 때 달러가 어느 정도 강한지를 보여주는 상대적인 지표입니다. 이 점을 이해하면 경제 뉴스에서 “달러 강세”라는 표현이 훨씬 쉽게 다가옵니다.
원화 환율과의 관계
달러인덱스가 오르면 원·달러 환율도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달러가 세계적으로 강해지면 원화와 비교해서도 달러 가치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숫자가 항상 같은 방향과 같은 폭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이유는 원화만의 상황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달러가 세계적으로 큰 변화가 없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수출이 크게 줄거나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많이 팔고 자금을 해외로 가져갑니다. 그러면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려는 수요가 늘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달러인덱스는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원·달러 환율은 오를 수 있습니다. 반대도 가능합니다. 달러가 세계적으로 강해지고 있지만 한국 수출이 매우 좋고 국내로 달러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수출기업이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서 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면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작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환율 기사를 읽을 때는 달러인덱스와 원·달러 환율을 함께 보면 도움이 됩니다. 달러인덱스도 오르고 원·달러 환율도 빠르게 오른다면 달러 자체의 강세가 중요한 원인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달러인덱스는 안정적인데 원·달러 환율만 크게 오른다면 한국 내부의 요인을 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금리 차이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미국 금리가 높게 유지되고 한국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다면 달러 자산의 매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율은 금리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수출과 수입, 외국인 자금, 국제 정세까지 함께 움직입니다. 일반인이 달러인덱스를 알아두면 좋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움직였을 때 단순히 “원화가 약해졌다”고만 생각하지 않고, 달러가 세계적으로 강해진 것인지 한국만의 이유가 있는지를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이나 해외직구를 할 때도 원·달러 환율이 직접 중요합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주가뿐 아니라 환율 변화도 원화 기준 수익률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때 달러인덱스를 함께 보면 세계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어떤 흐름에 있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시장흐름
달러가 강해지면 여러 경제 영역에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수입물가입니다. 우리나라는 원유와 천연가스, 곡물, 각종 원자재를 해외에서 많이 사 옵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합니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100달러짜리 원료를 사 온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이라면 13만 원이 필요합니다. 환율이 1,500원으로 오르면 같은 원료를 사는 데 15만 원이 필요합니다. 달러 가격은 같아도 원화로 부담하는 비용은 늘어나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가 오래 이어지면 기업의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생산자물가지수와도 연결됩니다. 원가가 높아지면 시간이 지나 소비자가격에도 일부 반영될 수 있습니다. 달러 강세는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줍니다. 미국 자산의 매력이 높아지면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흥국 주식이나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 증시와 채권시장도 이런 글로벌 자금 흐름의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달러가 약해지면 수입 부담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이나 해외직구를 하는 사람에게도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습니다. 미국 주식을 사기 위해 환전할 때 필요한 원화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다만 달러 약세가 항상 좋은 것도 아니고 달러 강세가 항상 나쁜 것도 아닙니다.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환율이 높을 때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원화로 바꾸면서 더 많은 원화를 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수입기업은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같은 환율 변화라도 사람과 기업의 상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앞으로 달러 관련 기사를 읽을 때는 세 가지를 보면 좋습니다. 먼저 달러인덱스가 세계적으로 오르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다음으로 원·달러 환율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살펴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금리와 한국 수출, 외국인 자금 흐름이 어떤 상황인지 함께 확인합니다. 달러인덱스는 복잡한 외환시장을 한눈에 보는 데 도움을 주는 지표입니다. 원·달러 환율 하나만 보는 것보다 달러가 세계적으로 강한지 약한지를 함께 살펴보면 환율 뉴스를 훨씬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다음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FRED, 「Trade Weighted U.S. Dollar Indexes」